뉴스를 보다 보면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환율이 급등할 때면 더욱 그렇다.
얼마 전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환율 안정이라고 했다.
근데 이게 무슨 말일까? 금리랑 환율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걸까?
오늘은 금리와 환율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환율 예측이 어려운 이유
환율은 국가 간 화폐의 교환 비율을 의미하는데, 이 환율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까다롭다.
이유는 환율이 경제 상황뿐 아니라 정치적 상황, 심지어는 심리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국가의 경제가 불안정해질 조짐이 보이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경제가 호황이면 자본이 유입되고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
여기에다 무역수지나 인플레이션, 금리 등 여러 요인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히 한 가지 요소만으로 환율을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금리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데,
금리가 오르면 자본이 몰리고 환율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항상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금리와 환율이 동시에 움직이기도 하므로 이를 이해하는 데는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세계 각국의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다른 나라의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지만 예외적인 상황도 많기 때문에 환율 예측이 어렵다.
금리상승은 환율 하락을 의미하는가?
"금리가 오르면 환율이 하락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게 대체로 맞는 말이긴 한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우선 가장 단순한 예시로 설명해보자면,
미국 금리가 3%이고 한국 금리가 4%라고 가정했을 때,
당연히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돈을 옮기게 된다.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려면 자기들이 가진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원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니까 원화 가치는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환율은 떨어지게 된다.
금리 말고도 환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정말 많다.
2022년의 경우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데,
그때는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았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올랐다. 왜 그랬을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도 있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적인 불안 요소들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리와 환율의 관계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어떤 나라가 금리를 올리면, 은행에 돈을 맡겼을 때 받는 이자가 커진다.
그러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그 나라에 돈을 더 많이 들고 오는데,
이렇게 자본이 들어오면 그 나라 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서 환율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걸 '환율 방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이 금리를 올려도,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면 외국인들이 오히려 돈을 빼갈 수도 있다.
그러면 환율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오를 수 있다.
특히 금리를 조금만 올리는 경우에는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예측하기 어려워 진다.
결론적으로 금리와 환율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긴 하지만,
그 관계가 꽤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보면 된다.
단순히 "금리 상승 = 환율 하락"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헷갈리는 환율 표현 4가지]
환율 관련 표현 중에 특히 헷갈리는 게 있다.
첫째, "원화 가치 상승" = "환율 하락"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서 1,200원으로 내려갔다고 하자.
이건 원화 가치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1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었으니까.
둘째, "원화 약세" = "환율 상승"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라갔다면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셋째, "원화 강세" = "환율 하락"
원화 가치가 강해졌다는 건 환율이 떨어졌다는 뜻이니까.
넷째, "달러 강세" = "환율 상승"
달러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간다.
이렇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뉴스에서는 이런 표현들을 막 섞어서 쓰니까 헷갈리기 쉽다.
예를 들어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는 말을 들으면 잠깐 멈칫하게 된다.
금리와 환율은 경제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이지만,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로의 관계를 파악하면서 경제 흐름을 분석하는 시야를 키워보자!